기승전결
최대규
배나무 다리를 만들려면
먼저 생각의 범위에
배나무가 있어야 해
물론 왜 그런 것을 거기에 설치해야 하는지
필요를 느껴야하지만
어쩌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맞딱드리면
누구라도 피할 순 없지
어디 그 큰 강을
건너기가 보통 쉬운 일인가?
그것도 매일 하는 일이 아니니
어디서 비슷한 것이라도 있으면
보고 따라서라도 하련만
강을 건너고 나면
뒤돌아보고 싶지도 않을걸
근데 그 이가 다가오면
그것도 아주 맑고 고운 얼굴로 말이야
어떻게 맞아주겠어
앞 이야기는 다 잘라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리이까
꽁지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