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결

 

최대규

 

배나무 다리를 만들려면

먼저 생각의 범위에

배나무가 있어야 해

물론 왜 그런 것을 거기에 설치해야 하는지

필요를 느껴야하지만

 

어쩌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맞딱드리면

누구라도 피할 순 없지

 

어디 그 큰 강을

건너기가 보통 쉬운 일인가?

그것도 매일 하는 일이 아니니

어디서 비슷한 것이라도 있으면

보고 따라서라도 하련만

 

강을 건너고 나면

뒤돌아보고 싶지도 않을걸

 

근데 그 이가 다가오면

그것도 아주 맑고 고운 얼굴로 말이야

 

어떻게 맞아주겠어

앞 이야기는 다 잘라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리이까

 

꽁지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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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공원

 

최대규

봄날 한적한 오후

봄날보다 따뜻한 가족들이

온 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람 많은 곳

어디나 찾아오는 풍선 장사

풍선을 사달라는 아이

 

그거 사면 금방 터져

 

풍선보다 더 부풀어 오른

따스한 봄날

보라매처럼 훈련되려면

멀고 먼 여정을 통과해야 하는

아이들이 놀이터를 가득 메우고

 

가족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보라매 공원을 달아오르게 한다

-------------------------------------------------------------------------------

 

보라매 공원

 

최대규

 

어느 봄날 한적한 오후

인파로 북적대는

보라매공원을 가로 질러

바쁜 걸음을 옮긴다

 

봄날보다 따뜻한 가족들이

온 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람 많은 곳

어디나 찾아오는 풍선 장사

풍선을 사달라는 아이

 

필요없다 하는 아이 엄마를

고모가

지원 사격한다

 

그거 사면 금방 터져

 

풍선보다 더 부풀어 오른

따스한 봄날

보라매처럼 훈련되려면

멀고 먼 여정을 통과해야 하는

아이들이

놀이터를 가득 메우고

 

가족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어느 봄날 오후에

보라매 공원을 달아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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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노래

 

 

최대규

 

임이 당신인 걸

너무 가까이 있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나봐

 

아무 때고

부르면 소리없이 곁에 있어주어

그렇게 몰랐나봐

 

살붙이로 지내면서도

제 살 아픈 걸 몰라서

허공을 휘저었나봐

 

너가 아냐

당신이야

소리없이 부르는

내 노래야

 

나의 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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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오거라

 

최대규

 

바쁜 아침 출근과 통학 시간

아들은 일찍 차림을 하고

집을 나섰다

잘 다녀오거라

한걸음 늦은 아빠는

아들의 뒷모습에 다정한

인사말을 쏟아붙는다

 

잰걸음으로 내리막길을 서둘러

남성지하철역으로 향하던

아빠의 눈에

앞서간 아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친구를 기다리는

아들에게 손인사를 보내며

지내쳐간다

 

힘든 고3 동행 친구가 있어

그나마 힘이 되겠다

 

잘다녀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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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우산

 

                           최대규

 

구름을 쳐다보니

비가 올 구름이 아니라서

우산을 들고 오지않았다

 

저녁쯤에나 오리라 생각했는데

점심을 호박 조림으로 가득채우고

직원 식당을 나서자

비가 찔금 거린다

 

약속 시간에 맞추려고

주점부리 일들을 처리하고

정문을 나설 때

촉촉히 내리는 비로 보도블럭이

흠뻑 젖었다

 

5 층에서 우산 하나를 들고 왔다

교문을 나서며

우산을 펼치니

속이 망가진 상태다

버릴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는데도

손에 붙잡고 빗속을 걷는다

 

속 이곳저곳에 송송이 구멍 뚫린

망가진 우산

오늘만 쓰고 버려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우산 속에서

빗길을 간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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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pocket

 

최대규

 

주머니 속에 무얼 넣을까

핑크빛 벚나무 꽃단지

노란 개나리 군단

보랏빛 불붙은 진달래 군락

이 모든 것을

주머니에 다 넣어가지고

손으로

주물럭거리고 싶어

 

그런데

 

비추이는 따사로운 햇빛

한들 거리는 바람은

어디에 담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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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최대규

 

신발 색깔이 모두 다른 나라에서는

색깔이 같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게

이상하다

 

신발 색깔이 모두 같은 나라에서는

색깔이 다른 신발을 신고 다니는게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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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최대규

 

날 보러와요

모두가 자기를 드러내려고

한 가지 이상

백방으로 보여주기를 한다

 

보여주기를 안하는 척 하면서

잘 보여주려고

별 꾸미기를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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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생각해주는 사람

 

최대규

 

처음엔 너무 냉골이었어요

아무도 반기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만보는 똥강아지라고

 

시간이 흐르고

사람의 일이란 것이

서로를 향해 기울어지게 마련이라고

함께 한솥밥을 먹는 식구가 되고

같은 지붕 아래서

마주치고 살아가야 하니

팔도 안으로 굽는데

하물며 사람의 일이야

 

날 생각해 볼 시간이 없다 해도

부딛치는 시간 속에서

술익듯 익어가는 법이라

바람이 스치듯 되뇌이고 가더이다

 

날 찾는 이는 더 시간밥을

먹어야 생길 것이겠지만

날 생각해주는 사람은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내 곁에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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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사람

 

최대규

 

연락 번홀 검색한다

몇초 만 기다리면

반가운 소리가 귀를 울린다

 

십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음성의 톤과 분위기

언제라도 함께 있고 싶으면

잠깐만 참으면 된

 

관심 거린 이미 정해진 걸

다시 이야기 해도

맥락을 벗어나지 않으니

언제나 길동무 해 가고 있는 중이야

 

땅속을 달려가도

하늘로 솟아올라가도

어둠 속이나 비바람 에도

항상 반가운 사람

 

어디 가서 만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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