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구멍 / 최대규

사람의 지식은
바늘 구멍으로 비취는
가는 빛으로 어둠 속을
보는 것이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보통의 생활세계는 물론이고
미시세계로도 그렇고
거시세계로도 더욱더 그렇다.
온 우주에서 먼지 같은 크기의
지구 위에서 또 먼지 같은 사람
그마저 빛이 없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알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의 교만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함부로 자기 지식이 최고이고
절대적이라 우긴다.
바늘 구멍으로 비추인 빛에
감사하지도 않고
자기가 오히려 그 빛을 빛낸다고
착각 속에 살아간다.
아무리 겸손해도 부족할텐데
지식으로 눈이 멀고
귀가 닫히게 되다니
아이러니한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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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 최대규

흐르고 있다.
새벽이다.
시간 속에서 또 한 걸음
어둠은 점점 희미해지고
밝음이 서서히 퍼진다.
마침내 해는 붉디붉음을 넘어
모든 색을 하나로 붙들고
하늘과 땅과 바다
구석구석 어디라도
제 색깔을 뽐내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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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 최대규

답답한 뉴스
먹먹한 마음이 좀처럼
푸근해지지 않는다.
눈에 습기가 고인다.

형제들을 만나
소식을 듣고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할 수 있음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하지만 금세
헤어지는 아쉬움에
눈물이 흐른다.
어찌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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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 얼굴 / 최대규

오만가지 표정이 지어진다.
사람의 속에 품은 것이
얼굴의 피부로 뿜어져나온다.
붉으락 푸르락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술술 뱉어낸다.
그의 말을 들으면
오히려 듣는 사람의 얼굴이
붉어진다.
어찌 사람으로서
그렇게 거짓말을 진실처럼 읊어대나?
거꾸로 속이 뒤집어지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방금 전에 한 말도 입을 씻고
자기가 하지 않은 듯이
다른 말을 부끄럼없이 쏟아낸다.
혼자서만 떠들어댄다.

다른 이들의 거짓말은
눈꼽만큼도 용납지 않고
싹 잡아들여 일벌백계하면서
자기 입으로 쏟아낸 거짓말은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잊어달라고 애원한다.

얼굴 참 두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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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발 / 최대규

족발을 맛있게 뜯어 먹었다.
족발?
족과 발이 같은 뜻인데?
뭔 상관?
맛있기만 하면 돼지!
콜라겐 덩어리를
세세하게 발골하며 먹는데
씹는 맛이 기가 막히다.
좌우손이 비록 미끌미끌막으로
덮여지기는 해도
그 맛을 즐기려면 어쩔 수 없다.
돼지발이 왜 그렇게 맛나요?
잘 삶아서 그래요.
어떻게 해야 잘 삶을 수 있죠?
맛있게 족발 삶는 법을
배워서 족발 장사가 되어야 하나?
그나저나 족인지 발인지부터
결정하고 시작해야지!
돼지족이야!
아니야 돼지발이야!
아니라니까 돼지족이야!
이런 돼지발이라니까!
야야 너 못봤니?
돼지족발이라고 쓴 거!
금방도 족발 먹었다고 했잖아!
아니야 그래도 돼지발이라고 해야돼!
족은 중국말이잖아!
순우리말로 해야지!
이제부터는 돼지발이다!
돼지족은 없애버려! 모두!
알았지?
그럼 우족도 소발로 바꾸는거야?
견족은 개발, 묘족은 뭐지?
고양이발!
인족은? 인족이 뭔데?
사람 인 발 족!
사람발!
그건 그냥 발이지!
아 거기까지, 그만 하이소
돼지족발, 아니 돼지족,
아니 돼지발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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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 최대규

자기 잘못을 모두
남탓으로 돌리고
사과 없는 세상 만드네.

자기 죄는 무한정 덮고
다른 사람의 잘못은
이빨 사이에 낀 찌꺼기 한 자락도
모두 파헤쳐 파멸로 내몬다.

함께 살아가야할 지구촌
모두 다 제 살길만 찾아
만인 대 만인의 투쟁
공멸의 길로 치닫는다.

어쩌나?
종말이 가까와도
사과 한 그루 심어야지.
죄송해요
저의 잘못입니다.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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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과 2950 / 최대규

1950년에
나는 이 세상에 분명히 없었다.
그래도 세상은 돌아갔고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다.
그러면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부모님이 살아계셨으니
나도 살고 있었다고 말하면 될까?

태초에는 어떠했는가?
분명히 나는 그때 그 자리에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만드셨고
나도 살고 있었다고 말하면 될까?

2950년에
나는 분명히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단지 한 가지 가능성은 있다.
예수님께서 재림하셔서
흙으로 돌아간 나의 몸을 다시
부활시키셔서 나의 영혼과 합하여
새로운 몸을 입게 하시면
이 세상이 아닌 새로운 세상에서
살게될 것이다.

미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렇게 보면 과거, 현재, 미래가
한 점같이 다 보이고 하나임을
알게 된다.

죽음아,
네가 쏘는 것이 무엇이냐?
거짓과 속임을 가지고
사람을 괴롭게 하지 말라.
증오와 저주를 버리고
착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 있으니
어둠이 지나고
아침이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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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최대규

새의 날개처럼 자유롭게
물론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바람과 공기, 공간이 없다면
날고 싶어도 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조건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것을 (  )에 넣고
그야말로
자유롭게 생각의 날개를 편다.
물론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생명과 에너지, 그리고...
프레임 속에서 자유로운, 속박된,
제한된... , 하여튼 멋대로는 아니지만
날개의 법칙 안에서
날개를 펴고
공간을 날아간다.
생각이 시작되고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틀이 있는
그런 생각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펼치기를 한다.
역시 상대적이다.
상대를 절대 악이라고 주장하는
함성에 그것도 자기가 죄인됨을
고백하는 사람이 열을 내며
동조하는 건 분명 자유를 빙자한
억압의 소리이다.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치던 유대 군중의 고함이다.
자유라고 자유라고 하지만
자유가 아닌 죽음의 종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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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 최대규

반일 독립
자주 평화 자유
총칼로 진압했던 일본
지금도 검은손 감추고
호시탐탐 노리는 그들
갈등을 부추기고
한치도 양보없이
독도가 제것이고
대한민국도 제것이라
주장할 그들
적앞에서 분열은 패망
분열을 넘어서는 평화
자주 국가 대한민국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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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최대규

가는 겨울
막을 수 없다.
오는 봄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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