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구멍 / 최대규
사람의 지식은
바늘 구멍으로 비취는
가는 빛으로 어둠 속을
보는 것이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보통의 생활세계는 물론이고
미시세계로도 그렇고
거시세계로도 더욱더 그렇다.
온 우주에서 먼지 같은 크기의
지구 위에서 또 먼지 같은 사람
그마저 빛이 없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알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의 교만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함부로 자기 지식이 최고이고
절대적이라 우긴다.
바늘 구멍으로 비추인 빛에
감사하지도 않고
자기가 오히려 그 빛을 빛낸다고
착각 속에 살아간다.
아무리 겸손해도 부족할텐데
지식으로 눈이 멀고
귀가 닫히게 되다니
아이러니한 세계다.
바늘 구멍
2025. 3. 28. 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