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간의 주름]의 긴 여정을 따라 왔습니다. 이제 그 마지막에 이르렀는데, 월러스를 찾아나선 메그의 일이 어떻게 될까? 그것에게 없는 메그에게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 궁금합니다. 끝까지 가봅시다. 

 

12. 어리석은 자와 약한 자(2-마지막)

 

275쪽 중앙 정보 센터의 거대한 직사각형 건물이 광장 끝을 가로 막아 섰다. 메그는 빙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다. 저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졌다.

그것이 도사리고 있는 드넓은 반구형의 방이 멀지 않았다.

 

아빠는 두려워해도 괜찮다고 하셨어. 두려운 건 그냥 두려워하는 거야.

누구야 아줌마는 내가 이렇게 생겨먹은 아이인 걸 미워하지 말라고 말해 주었지.

저게뭐야 아줌마는 아줌마가 날 사랑한다는 걸 기억하라고 그랬지.

 

276쪽 돌연한 힘에 의해 메그는 안에 빨려 들어와 있었다.

 

메그는 리듬에 맞서서 눈을 재빨리 깜박거렸다. 붉은 색이 걷히면서 눈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뇌수가, 그것이, 펄떡펄떡 고동치며 거기 단 위에 놓여 있었다. 물컹하게 까발려진 구역질 나는 광경이였다. 그것 옆에는 찰스 월러스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전에 보았을 때처럼 눈알은 여전히 느릿느릿 돌아가고 턱은 여전히 느슨히 벌어진 채, 이마는 소름 끼치는 그것의 리듬에 맞춰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동생을 본 순간, 마치 세게 쥐어 박힌 것처럼 배가 쿡쿡 쑤셔 왔다. 눈앞에 보고 있지만 그 앤 찰스가 아니라는 걸 메그는 새삼 깨달았다. 찰스 월러스, 사랑하는 찰스 월러스는 어디로 가 버렸을까?

 

277쪽 그것에게 없는 것으로 내가 지닌 건 뭐지?

 

"웃기지 마. 그것에게 없는 것으로 네가 가진 건 아무 것도 없어."

 

찰스 월러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찰스 월러스가 아닌 이 남자 애에 대해 메그는 분노밖에 느끼지 못했다. 아니 그건 분노가 아니라, 혐오감이었다. 치가 떨리는 마음이었다. 그 미움에 사로잡히면서 메그는 그것에게도 지기 시작했다.

 

메그의 몸은 제 미움의 힘과 그것의 힘으로 덜덜 떨고 있었다.

그것은 미움에 대해서라면 훤히 꿰고 있었다.

 

278쪽

"저게 뭐야 아줌마는 너를 미워하는 걸."

찰스가 말했다.

그 말이야말로 그것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메그는 저도 모르게 이렇게 반격했다.

"저게뭐야 아줌마는 날 사랑해. 아줌마가 그렇게 말했어. 나 사랑한다고."

 

메그는 문득 깨달았다.

이제 알았다!

사랑.

사랑이야말로 메그에겐 있지만 그것에겐 없는 거였다.

메그에게는 저게뭐야 아줌마의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와, 진짜 찰스 월러스의 사랑, 그리고 쌍둥이 동생들과 짐승 아줌마의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메그에게도 그들을 향한 사랑이 있었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써야 되지? 사랑으로 뭘 어쩌란 거야?

 

279쪽

찰스 월러스는 사랑할 수 있었다.

찰스,.....................................난 너를 사랑한단 말이야.

이제 메그는 그 애를, 막내동생 찰스 월러스가 아닌 이 가짜를 바라볼 수 있었다.

바라보며 사랑할 수 있었다.

난 너를 사랑해. 찰스 월러스.

 

찰스의 입이 천천히 닫혔다. 그 징그런 경련도 멈추었다. 아이가 천천히 메그를 향해 다가왔다.

"난 너를 사랑해!"

메그가 외쳤다.

 

돌연 아이가 내달았다. 아이는 한달음에 메그의 품 안에 뛰어들었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흐느껴 울었다.

"누나!누나!누나!"

"사랑해! 찰스!"

메그가 찰스만큼 큰 소리로 엉엉 울며 또다시 말했다. 메그의 눈물이 찰스의 눈물과 한데 섞여 흘렀다.

출처 : 2005 구암 6학년 8반
글쓴이 : 최대규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