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이미륵 글, 윤문영 그림, 정규화 옮김), 빛문고 010, 도서출판 다림, 2000년 초판
1. 저자에 대하여
이미륵은 189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남, 본명은 의경이고, 미륵은 아명이다. 어려서는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고, 신식 중학교에 입학하여 신학문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경성 의학 전문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1920년 독일로 유학을 가서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다시 시작, 이후 뮌헨 대학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같은 대학에서 동양학부 강사로 활동했다.
저자는 독일 문예지 “다메(Dame)"에 ‘하늘의 천사’를 발표하면서부터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1946년 ”압록강은 흐른다“를 독일의 피퍼 출판사에서 발표, 독일 문단과 독일인들에게 큰 관심과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 외에도 ”이야기“”무던이“”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등의 작품을 남겼다.
건강 악화로 1950년 세상을 떠났고, 독일 뮌헨 근교의 그래펠핑 공동 묘지에 묻혔다.
2. 6학년 2학기 국어 읽기 책-셋째 마당(삶의 무늬) 2. 향기로운 이야기 124-131쪽에 ‘옥계천에서’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압록강은 흐른다’의 한 부분이다.
이 이야기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우리 민족의 삶이 어떠하였을지 생각하여 보려는 목적에서 선택된 작품이다.
3. 교과서에 설명된 해설은 다음과 같다.
‘압록강은 흐른다’의 글쓴이 이미륵(1899~1950년)은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3․1 운동 직후에 독일로 건너간 후, 그 곳에서 작가 생활을 하다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생을 마쳤다.
1946년, 독일에서 출판된 이 작품은 출판 당시 제2차 세계 대전직후 독일어로 쓰인 가장 빼어난 문장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독일의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글쓴이는 이 작품을 통하여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유럽에 소개하여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이해를 깊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압록강은 흐른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구한말에 태어난 주인공 ‘나’는 어릴 때에는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다가, 신식 학교에서 서양식의 교육을 받게 된다. 도중에 아버지를 여의고 건강도 나빠지자 학교를 그만둔 뒤, 혼자서 공부를 계속한다. 대학에 입학하여 3학년이 되던 해, 3․1운동이 일어나자 ‘나’는 동료 대학생들과 더불어 항일 운동을 주도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일제의 탄압을 피하여 상해로 망명하여, 상해에서 다시 우여곡절 끝에 유럽으로 향한다. 그리고 독일에 도착하여 어학 연수를 받던 중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편지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옥계천에서’는 우리 나라가 일제에 의해 강점되던 해를 배경으로 한다. 125쪽에서 아버지가 “이 험한 일을 겪는 동안에도”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가리키는 말이다.
4. 독후감
이런 사연을 가진 ‘압록강은 흐른다’를 읽게 된 것은 학급 문고에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도서실에 이 책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아침 자습 시간에 책읽기를 하라고 아이들에게 과제를 말하면서 나도 책을 읽으려고 학급 문고를 유심히 살펴보다가 우리 학급의 필독서로 준비했던 이 책을 발견하고 아침 자습 시간에 읽기 시작하였다.
원래 상․하 두권으로 되어있는데 상권은 누가 빌려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하권을 집어서 그 차례를 보니 ‘옥계천에서’가 첫 장이었다. ‘그래 한번 자세하게 읽어보자’고 생각하고 찬찬히 읽어보았다.
읽으면서 일제 강점 당시의 생활상에 대해서 이런 저런 모습을 좀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과장되지 않게 또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그 당시의 생활 모습을 잔잔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저술 인격이 그대로 배어나온 이 작품 속에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생각하면서 감동을 받는다.
한국 사람들을 주요 독자로 해서 쓴 것이 아니라 독일에서 독일 사람들을 독자로 독일어로 쓴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차 세계대전을 끝낸 패전국 독일인들 앞에 1946년에 출간되었을 때에 그들에게는 조선의 존재라는 것이 미미할 뿐이었을 것이다.
단지 동맹국 일본제국의 식민지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었을지? 그런데 이 작품을 그런 역사적 맥락 없이 읽는다면 사이다에서 김이 빠진 것 같은 맛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독일인들이 그것을 제대로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작가는 어떤 심정으로 작품을 쓸까?
하권의 차례라도 보면, [옥계천에서, 상복기, 송림 마을에서, 봄, 가뭄, 입학 시험, 서울, 구학문과 신학문, 작별, 압록강은 흐른다, 기다리는 마음, 대양에서, 해안, 도착]
옥계천에서 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헤엄치고 풍류를 즐기는 모습, 그러나 갑작스런 심장 장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그리고 지주 집안의 장남으로서 서당 공부를 하고 그것을 벗어나서 신학문을 하는 모습, 의학은 전공하는 것과, 청년으로서 조국의 현실을 도외시않고 만세운동에 가담한 후에, 압박을 피해서 그리고 더 넓은 공부를 위해서 유럽으로 향한다. 중국 상해에서 여권을 어렵게 구하여, 큰 여객선을 타고 싱가포르, 지부티, 홍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에서 큰 폭풍을 만나 고생한 끝에 마르세유 항구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유럽에 도착한 후에는 파리를 거쳐 독일로 가는데 파리의 어떤 다른 곳을 관광하기보다 자기가 공부할 독일 스트라스부르로 곧바로 간다.
독일에서 고향 송림, 그리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공부해 가는 나, 그러나 고향에서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과 함께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나는 조선의 서당교육, 한의학, 그리고 국악 등 우리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어떤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만한 솜씨를 가지게도 된다. 오늘 21세기에 우리 것에 대한 자랑을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고양하는 환경에서야 그런 것이 자랑스러울 만도 한지만 당시 일제의 강점 하에서 일본의 종노릇해야 할 처지에서 우리 것에 대해 그렇게 깊은 애정과 전망을 가지고 살아갔다는 것이 저자의 혜안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압록강을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이 작품의 제목이 된 <압록강은 흐른다> 부분에서 ‘중국과 접한 국경에 있는 거대한 압록강’(129쪽) ‘우리는 조용히 이 거대한 물결을 헤쳐 갔다. 마치 영원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131쪽) '오랜 옛날부터 우리 고국을 이 무한한 만주 벌판과 분리시키고 있는 국경의 강은 쉬지 않고 흐르고 흘렀다. 이쪽(중국쪽)은 모든 것이 크고 어둡고 진지했으나, 저쪽(우리 나라쪽)은 모든 것이 작고 맑게 보였다. 초가집들이 언덕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벌서 저녁 연기가 이 집 저 집의 굴뚝에서 솟아 올랐다. 저 멀리 맑은 가을 하늘 아래에 산들이 잇달아 늘어서 있었다. 산은 햇빛에 빛나고 있었고, 황혼의 아름다운 빛에 물들었다가 서서히 푸른 노을 속으로 잠겨 갔다.‘(133쪽)
‘나는 먼 남쪽 수양산의 골짜기며 냇물을 바라보는 것 같았고, 어렸을 때 저녁마다 장엄한 저녁 음악을 들었던 이층 누각이 눈앞에 선했다. 저 남쪽 고향 땅으로 나를 데려다 주는 그 장엄한 소리를 듣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압록강은 끝없이 흐르고 있었다.“(133,134쪽)
씹고 씹어서 맛을 보아야 할 만한 작품이다. 시대를 살려내고 진실을 말하며 사람의 삶을 노래하는 문학의 맛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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