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장은 예식장이 아니었습니다.

식장은 연회장도 아니었습니다.

식장은 아이들이 몸구르던 작은 운동장이요.

식장은 아이들의 온갖 재롱을 펼쳐 보이는 무대였습니다.

 

 

 

 

 

 

세 분이 여섯 분으로 계심이 아름다웠습니다.

자신의 갈빗대를 치켜들어

살갑게 어루만지고

얼러주고 옆자리에 고요히 모셔두어

빛이 더 발하였습니다.

 

말에 말을 이어

서말 구슬이 한 오라기 실에 꿰어지니

그렇게 보배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누구하나

실없는 소리를 발하지 않고

모두 숨을 모두어 세 분의 영광을

손에 실어 강당이 울리게 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어인 인연이던가?

뿔뿔이 흩어졌더라면

초라하게 뒷모습을 보였을 것을

이렇게 셋이 하나로 엮어지니

강한 것과 약한 것

굵은 것과 얇은 것

긴 것과 짧은 것 

모두에게 복이 되었습니다.

 

소리

소리

흰색과 검정색의 어울림

아이들의 미소와 손손에 들린 장미 송이들이

한 아름씩 쌓여 앞산을 이루고 뒷산에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내가 내가 아니고

우리가 우리인 것을

숨죽이고 보려고 하였습니다.

이 21세기 시대에 19세기의 고상함과 수려함을

수놓으려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의 방적은 실이 되어

순면이 되고 우리의 가슴팍에 하얀 베옷이 됩니다.

 

눈먼 가시나는 울음을 때마다 울었습니다.

혼자서 가슴에 박힌 것들을 내몰아 내려고

그렇게 점점이 눈물을 심어대었습니다.

 

너가 너가 아니고

우리가 우리인 것을

가슴에 심어주려 함이었다고

말하렵니다.

 

그렇게 살갑게 얼굴을 내밀고

가슴을 쓸어

손잡아 주어 걸어갑시다.

누가 앞이고

뉘가 뒤이며

뉘가 머리고 뉘가 몸통이며 꼬리인지

가림함이

한 몸에 생기를 불어넣고

두 발로 걸어가 그대 품에 안길 때까지

그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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