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할아버지와 집 없는 아이들. 나탈리 새비지 칼슨 글. 가스 윌리엄스 그림. 박향주 옮김. 아이세움. 2001.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가스 윌리엄스 때문이다. 가스 윌리엄스는 케빈 헹크스(?)의 그림책을 보다가 그에게 영향을 준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이었다는 것을 알고 가스 윌리엄스의 책을 검색해보았는데 이 책이 있었다.
그의 그림책을 보고 싶었었다.
먼저 가스 윌리엄스에 대해 소개한 것을 살펴본다. 그는 1912년에 뉴욕에서 태어났다.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런던 왕립 예술 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녔다고 한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네) 어머니는 풍경 화가였고, 아버지는 만화가였다. 그는 그림 그리는 일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한다. (참 대단한 그림쟁이네...대를 이어서) 2차 대전 중 윌리엄스는 미국으로 건너가 일러스트와 만화 일거리를 찾아다녔다. 마침내 뉴요커 지에 그림을 그리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게 되었다. E.B. 화이트의 [스튜어트 리틀] 이나 [샬롯의 거미줄](아, 그 림들이 바로 윌리엄스의 그림이었구나...참 부드럽고 자연스럽고 친근한 그림들이었는데...) 들에 그림을 그렸다.
지은이 나탈리 새비지 칼슨은 1906년에 버지니아의 윈체스터에서 태어났다. 딸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어린이책에 대한 영감을 얻는 칼슨은 작품들을 어린이 잡지에 기고하면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엄마였나? 아빠였나? ) 해군 장교 부인이었던(아, 엄마였네) 칼슨은 세계 전역을 여행하며 살았다. 이 시기에 쓴 작품 중 파리 고아원에서 햏복하게 살고 있는 스무 명의 소녀들에 관한 이야기 [행복한 오프페린]이 그녀의 대표작.
[떠돌이 할아버지와 집 없는 아이들] 역시 파리에서 살던 시절에 쓴 작품, 이 작품으로 뉴베리 아너 상을 받음.
(뉴베리 어너 상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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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리의 떠돌이 할아버지 아르망
17 아르망은 아이들과 엮이는 게 싫었다. 아이들은 가정과 책임과 일정한 일자리를 뜻했으니까. 아르망은 그런 일에 등돌린 지 오래였다. 아르망은 모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86 집시도 온 가족이 항상 함께 살아
95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 이번에는 네가 집시 글자를 가르쳐줘
108 아르망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임을 난생 처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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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감동적인 동화 한 편을 읽게 되었다.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가스 윌리엄스 때문에 검색하게 된 이 책이었다. 읽기 시작하자 마자 한 달음에 읽어내려갔다. 전철 안에서 오가면서 다 읽게 되었다. 2시간이나 걸렸을까?
프랑스에도 거지가 많구나로부터 시작해서 못가진 자들, 없는 자들이 어떻게 가슴을 울리게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
떠돌이 할아버지 아르망과 가정의 어려운 일로 집에서 쫓겨나 거리로 내몰린 엄마와 아이들, 그리고 집시들.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12월에 파리의 관광 명소들, 그리고 다리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프랑스의 산타클로스[페르 노엘]에게 부탁한 선물이 어떻게 극적으로 이들에게 주어지는지 실감나도록 생생하고 감동적인 한 편의 멜로드라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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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박향주의 말이 내용을 잘 알게 해주어서 전체를 인용해 본다.
"아르망 할아버지는 시간과 장소에 매여 일을 하기보다는 마음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유롭긴 하지만 헐벗고 배고픈 떠돌이가 되었습니다.
날이 아주 차가운 어느 겨울날, 아르망 할아버지의 생활이 할아버지도 모르는 새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습니다. 무엇이 아르망 할아버지의 마음을 변하게 했을까요? 수지와 폴과 이블린과 애들 엄마 때문이었습니다.
수지네는 방세를 못 내 추운 겨울날 거리로 쫓겨났습니다. 이 집 없는 아이들을 본 사람들은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습니다. 보육원에서는 적어도 굶지 않고 따뜻하게 자고 공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가 없는 보육원보다 엄마가 있는 배고프고 추운 천막을 더 좋아합니다. (다리 밑 노숙자들의 거처도 마다하지 않고요) 엄마는 아이들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세탁소에서 일을 하고 아이들은 군밤 한 톨이라도 엉마와 나누어 먹습니다.
수지의 가장 큰 소망은 온 가족이 한집에 다 함께 모여 사는 것과 학교에 다니는 것입니다. 아르망 할아버지는 수지의 소망을 이루어 주기 위해 자유를 포기하고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수지네 가족은 아르망 할아버지한테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습니다. 집이 생겨서 가족이 함께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르망 할아버지는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는커녕 아이들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그것도 하루 종일 건물 안에 틀어박혀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주택관리인, 아파트 수위 같은 일이죠) 집 없는 아이들을 만나지만 않았더라면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며 모험을 즐기고 살았을 텐데 말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때요? 정말 그럴까요?
아니에요. 아르망 할아버지야말로 가장 소중한 선물을 받았답니다. 아르망 할아버지한테도 수지, 폴, 이블린처럼 착하고 예쁜 손자 손녀가 생겼으니까요. 차가운 아르망 할아버지의 마음 속에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사랑이 샘솟게 되었으니까요. 2000년 겨울 박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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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내용인지 대충 짐작이 가시죠?
그런데 책을 실제로 읽어보시면 정말 감동을 받으실 거고요. 읽는 재미가 있으실 거예요. 제가 한달음에 다 읽어버렸다고 했죠. 재미가 있어요. 이야기 전개가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답니다.
1. 만약 내가 아르망 할아버지의 처지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질문입니다. 저도 할아버지이니까요. 제 손자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지요. 하지만 노숙인인 아르망, 자유롭게 살고 싶은 아르망이 이렇게 귀찮은(?) 아이들에게 빠져서 자신의 자유를 다 반납하고 성가신 일들을 마다하지 않게 되다니요? 과연 이럴 수 있을까요?
2. 아이들이 참 아이들다워요. 프랑스 아이들은 다 이럴까요? 이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가족으로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생각하고 또 아르망 할아버지 같은 사람에게서 따뜻한 마음이 솟아나게 할 수 있을까요?
3. 가족의 사랑보다 아이들의 안전과 보살핌을 먼저 생각하는 제도적 보호장치와 기구들은 왜 제한적일수밖에 없나요? 이런 긍휼제도를 보완하여 줄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4. 우리 사회의 어느 구석에 그래도 어려운 사람들이 마음껏 숨을 쉬고 살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있는가요?
5. 사랑은 사랑을 낳는 이 소중한 진리를 21세기 척박한 한국 사회에서도 변함없이 견지하고 나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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