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밥

 

최대규

 

새벽을 깨운다

꿈자리가 뒤숭숭하다

이곳 저곳 여기 저기를 왔다 갔다 하며

펼쳐지는 사건들이 꼭 현실과 같다

그러나 꿈

 

피곤을 느끼고

오늘 하루에 주어질 일들을 가늠하며

좀더 자자

오늘을 버티려면 잠을 더 자야해

 

하지만 번민은 계속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감사합니다" 소리없는 마음을

위로 보내며

 

아침을 시작한다

부엌 조리대에 통그릇 물에 담겨있는

검은콩 한 사발과

부엌 창고 쌀통에 담겨 있는 현미와 백미를

섞어

세 번을 씻어내고

전기밥솥에 넣어 밥을 한다

 

저절로 밥힘이 생기지 않는다

먹을 밥이 있어야 하고

밥을 먹어야 한다

 

새벽을 깨우며

아침 밥 주시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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