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형제

 

최대규

 

거실 구석에 나란히 놓여있던

화분 두개를

거실 창가 맨 앞으로 옮겨놓았다

혼자서 들 수도 있지만

아내와 함께 화분을 들어옮겼다

 

남향 창가에 놓여진 화분 형제

잠깐 낮잠을 자고 나와보니

함빡 햇볕을 머금고

잎들이 반짝반짝 빛을 낸다

축 쳐졌던 줄기도 곧곧이 서있다

 

햇빛 바라기를 얼마나 원했을까

화분에 발이 달려있었다면

매일 기쁘게 왔다갔다 하며

뽀글뽀글

먹고 싶은 만큼 마시곤 했을텐데

 

화분 두개가 차지하고 있던

거실 구석이 훨씬 밝아보인다

구석도 발이 있다면

화분 형제와 함께 움직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2018. 9. 27)

화분 형제

 

                                최대규

 

거실 구석에 나란히 놓여있던

화분 두개

거실 창가 맨 앞으로

꼬마와 함께 옮겨놓는다

 

남향 창가에 놓여진 화분 형제

잠깐 사이

함빡 햇볕 머금고

잎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화분에 발이 달려있다면

매일 기쁘게 왔다 갔다 하며

뽀글뽀글 햇빛

마음껏 먹고 마실 텐데

 

화분 형제가 차지한

거실 구석이 훨씬 밝아 보인다

구석도 발이 있다면

함께 움직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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