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물을 알아
최대규
저녁에 뭘 먹을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 의논한다
집에 와
머릿속 구상을 밝힌다
스파게티를 해먹자니
면양이 적고
쌈을 싸먹으려는데
밥솥에 밥이 없다
아침에
물에 담가두었던
흰강낭콩과 서리태 한 사발을
씻은 쌀에 부어넣고
밥솥을 전기밥통에 넣는다
"물이 너무 많아요"
"아 ! 이젠 척하니 척이네요
자꾸 해보아야 한다니까"
아내는 밥물을 조금 쏟아낸다
어느 사이
밥하는 전문가가 되었나
마음 한 켠에서
쏠쏠한 냄새 피어난다
밥물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