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위해 살아
최대규
사람이 모든 걸 다 이해해서 사는 게 아니다
이해하는 것 보다 이해 못하는 게 더 많다.
그러니 이해하기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사는게 맞다.
이해할 것이
하늘 만큼
땅만큼
바다만큼이다.
사람 속 한길은 바닷 속 천길보다 더 깊다.
사람 사이의 한뼘은 오대양 육대주보다 더 넓다.
도토리 키재기 같은 한치의 오차는 하늘 만큼 높다.
다행스럽게도
신기한 그릇이 나에게 있다.
살아 움직이고 자라가는 그릇이다.
그릇이 커지며
멀리 보고
높이 보고
많은 걸 담을 수 있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먼저 내 그릇의 크기를 생각하자.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가슴앓이를 하자.
가슴을 열어
내 가슴 안으로 들여놓고
말없이 품어 삭히고 삭히자.
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 한 것이
내 마음 만큼 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