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꽃눈이다.
송천
4월
만우절이 이틀이나 지났는데
"눈이 내려요."
창밖을 쳐다보며
작은 함성을 지른다.
왠 눈이
멘마른 대지를 적셔줄 봄비가 푸근히 내리는데
약간 쌀쌀하지만 그래도 참을만 하게 풍성한 비가 내리는데
땅엔 질펀하게 물이 고이고
아이들은 새앙쥐처럼 교실에만 웅크리고 있는데
하늘엔 꽃눈이 새하얗게 빗발친다.
검정 사포 위에 점점이 까득 연분홍빛 벗꽃을 만잎이나 흩날리게 찍는 것처럼
하늘 가득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것처럼
꽃눈이 내린다.
땅위에 닿자마자 산화하는 꽃눈
하늘 가득 꽃눈이다.
와! 꽃눈이다.
질펀한 땅에 내려앉는
사뿐사뿐 꽃눈이다.
꽃눈이다.
아! 꽃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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