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쓰기
혼자
풀꽃마냥
2024. 3. 15. 06:27
혼자 / 최대규
혼자다.
그렇지.
모두 나의 밖에 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다.
시작부터 그랬다.
나는 없었다.
누구로부터 나는 생겨났다.
나는 사실 내것이 아니다.
오늘을 사는 나도 그렇다.
들이마시는 산소
솟아나는 에너지
서있는 땅
순환계와 호흡계 네트워크
사회와 역사와 문화
태양계와 온 우주
그 속의 나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보다
더 크고 차원이 다른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분과의 관계는
빼놓을 수 없다.
죽음조차 나를 없애지 못한다.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될 것인지
빛을 받고
보아야 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마음으로 깨달아야 한다.
혼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