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마냥 2020. 11. 21. 06:51
닻 / 최대규

무슨 의도가 있나?
지금 여기에 있는 건 붙잡을 수 없다.

내 자신도 흘러가
얼굴 골이 깊숙하게 패이고
머리털은 하염없이 빠지고
허리가 점점 굽어진다.

멈출 수 없는데
어디에 어떻게 닻을 내리지?

내가 닻을 내려야산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지
닻이 나에게로 올 수도 있다.

닻이 내게 다가와
나를 잡아 붙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