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나 작가(20190819 월)
백희나 작가
그림책 작가. 작업할 때마다 수많은 좌절을 경험하지만, 그림책 작가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위로이자 영광입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구름빵],[북풍을 찾아간 소년],[분홍줄],[달 샤베트],[어제저녁],[삐약이 엄마],[장수탕 선녀님],[꿈에서 맛본 똥파리],[이상한 엄마],[알사탕], [이상한 손님], [나는 개다] 들이 있다.
백희나 이름부터 입에 올리기 처음에는 빡빡하고 뒤끝은 부드럽다.
이 작가의 그림책 5권을 용꿈꾸는작은도서관에서 빌렸다.
평화만들기 센터에서 1,2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선택했다. 그런데 내가 읽어주기 보다는 중 3 언니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먼저 사전 조율을 했다.
알사탕을 먹고 내가 원하는 알사탕을 그려보는 것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학교에서 이책을 읽은 아이들이 있었다. 이럴 때는 김이 빠진다. 한번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면서 김을 뺀다. 내용을 다시 이야기하면서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여러 상황을 참작하고 아이들과 호흡을 해야 한다. 준비해간 알사탕(사실은 왕사탕을 슈퍼에서 샀다)만 쪽쪽 빨고 말았다.
백희나 작가는 상상력이 뛰어나다. 주변의 흔한 사물을 시적 상상력을 동원해서 생명력을 부여하고 감동을 준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도 많다. 작가가 생각하는 주제에 닿지 못할 수도 있다. 독자의 해독권을 따라서 얼마든지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문학작품이기도 하니 그런 해석의 권은 남겨두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의 문제거리들을 이야기하면 좋겠다. 물론 여러 사람이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통해서 더 넓고 깊게 생각할 수 있다면 더 좋고...
출판 년도에 따라 다섯권의 그림책을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1. 장수탕 선녀. 백희나. 책읽는 곰. 2012.
벌써 공중 목욕탕은 많이 사라졌다. 그 추억이나 경험도 아이들에게는 많지 않을 수 있다. 추억의 공중 목욕탕, 그 상황을 배경으로 선녀와 나뭇꾼의 선녀님이 등장한다.
1) 장수탕 선녀님~ 장수탕이 오래된 이야기의 선녀가 등장해서 그렇게 이름붙인 것인가? 목욕을 잘하면 장수한다고 해서 이름 붙인 장수탕을 배경으로 한 것인가?
2) 요구르트 하나로 재밌는 끈이 연결되고, 아이와 선녀님은 남들이 모르는 사연을 만든다. 아이의 꿈인가? 제작된 인형인 선녀님은 그야말로 미인은 아니다. 오히려 미모와는 먼 뚱뚱한 할머니다. 선녀의 외관을 가진 뚱뚱한 할머니,
3) 아이는 목욕탕의 냉탕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된다. 감기 걸리기 딱 좋지. 요구르트 때문에 때 벗기는 일을 기꺼이 맞이 하고, 그 상급으로 받은 요구르트를 낯선 선녀님에게 준다. 마음이 푸근해진다. 아이는 냉탕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였고 즐기는 아이였다. 그런데 선녀님을 만나서 더 많이 알고 즐기게 되었다.
4) 엄마 말 안 듣더니 감기걸렸다. 한밤 중 머리가 지끈지끈 온몸이 후끈후끈.... 그때 "덕지야, 요구릉 고맙다. 얼른 나아라" 찾아온 선녀님의 시원한 손이 머리 위에... 그리고 거짓말 처럼 다음 날 아침 감기가 싹 나았다.
"고마워요, 선녀 할머니!"
5) 작가는 뭘 말하려는 것일까?
아이와 공중목욕탕, 선녀와 요구르트, 냉탕, 감기, ...
아이들의 상상력을 돋구고 따뜻한 마음으로 요구르트 하나라도 나누어 먹을 때, 마음껏 놀고 감기에 걸려도 다시 시원해지는 날을 맞이할 거다.
옛날과 오늘날의 대화,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기,
내일은 어떠할까?
2. 이상한 엄마. 백희나. 2016. 책읽는 곰.
"이런이런... 흰 구름에 먹을 쏟아 버렸네, 이를 어쩌지?"
서울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호호는 열이 심해 조퇴를 했다. 회사의 엄마는 호호가 걱정되고, 이곳저곳 전화를 돌리는데, 엄마의 엄마에게 호호를 부탁한다.
"엄마가 집에 좀 가 봐 주실래요?"
1) 선녀님이 등장한다. 백희나 작가의 장수탕 선녀님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하늘 구름 위에 사는 선녀이다. 호호네 집을 찾아 내려온다.
달걀국, 노란 안개, '아... 따뜻해'.... 노란자 달걀 프라이...
달걀 흰자를 모아 거품내기 조용한 안개비...
2) 호호는 잠들고 바쁜 엄마가 집에 돌아오니... 한숨 푹 자고 나니, 엉망이 된 부엌에 엄청난 저녁밥이 차려져 있었다.
누가 한 일이지?
3) 이상한 엄마, 선녀님의 날개옷이 거실 옷걸이 스탠드에 걸려있고, 선녀님은 날개옷을 남겨둔 채로 구름 위로 돌아간다.
4) 선녀의 등장, 호호를 돌보는 일, 이야기의 전개가 이상하면서도 자연스럽다.
5)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아이를 돌보는 일, 함께 하는 일, 하늘도 돕는다. 왜 이상한 엄마라고 했을까? 정상적인 엄마는 아니지, 이상한 전화 연결로 호호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엄마 노릇을 한 것일 뿐. 거절하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계란, 흰자, 볶음밥, 푹신한 잠자리
잘 모르겠다....작가의 정신세계를...하여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풋풋한 사람의 따뜻한 정이 깃들어진다. 선녀를 통해...왜 선녀일까? 신비한 일의 대명사여서, 잘 모르겠다.
그냥 받아들일 수는 없나? 선녀가 착한 일을 한 거다. 호호를 엄마처럼 돌봐주었다. 진짜 엄마는 아니었지만, 진짜 엄마 이상으로, 이상하다는 말을 신기한 으로 치환해서 읽어야 하나?
3. 알사탕. 백희나. 책읽는 곰. 2017.
희트작이다. 스토리 구성이 맛깔나고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외로운 아이, 엄마 없는 아이, 아버지와 할머니와 강아지 구슬이와 함께 사는 아이...
구슬치기도 혼자서 한다. 아이들이 놀아주지 않는다. 거기에 끼지 못한다. 한부모 가정 아이, 결손가정의 아이.
혼자 놀지만 구슬이는 옆에 있다.
새 구슬이 필요한데, 잡화문구점 할아버지가 못 보던 구슬, 알사탕 봉지를 주신다.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가지가지...
1) 체크무늬알사탕 - 박하향... 집 소파가 말을 한다. 소리가 들린다.
2) 얼룩무늬 사탕 - 구슬이의 말소리가 들린다. 8년이나 된 구슬이와 함께 살면서도 구슬이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동동이, 구슬이의 이야기를 듣고 구슬이의 목줄을 풀어준다. 함께 논다.
3) 까칠한 구멍 알사탕 - 아빠의 잔소리가 들린다. 한바닥 가득 잔소리..
그런데 사탕을 먹자 들려오는 속마음의 소리는 '사랑해....무한 사랑해...이다. 동동이도 아버지를 허그하며 사랑을 표현한다.
4) 분홍색 알사탕 - 풍선껌 사탕이다. 돌아가신 할머니 소리가 들린다. 할머니는 편안하게 계시단다. 이젠 언제든지 할머니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풍선껌을 탁자 밑에 붙여둔다.
5) 단풍색 알사탕 - 밖으로 나간다. 나무의 단풍든 잎들이 소리한다. 인사한다. '안녕.....아름다운 색깔의 조화로 아름답게 쏟아내는 인삿말...안녕....잘 지내니, 잘 지내자.... 잘 지내...'
6) 단풍잎 나무 저쪽에 한 아이가 서 있다.
마지막 남은 투명한 사탕 : 아무리 빨아도 그냥 조용하다. 저 친구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 동동이가 먼저 말해 버리기로 한다.
"나랑 같이 놀래?" 서로 어울린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함께 논다.
이젠 함께 놀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친구와 함께 놀 수 있다. 먼저 말을 걸 수 있게 되었다.
7)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외로운 아이의 변신, 알사탕은? 변신을 돕는 마음의 소리
마음을 읽어낼 수 있으려면? 색깔에 따라 변하면 된다. 그 상대에 맞추어서 마음을 열면 된다. 상대의 색깔에 맞추면 그의 소리가 들린다.
사람도 동물도 자연도, 나무도,..... 친구까지도...
혼자 놀지 말고 함께 놀아라... 함께 놀 수 있는 사람이 되라...
어려운 환경이라 해도 외로워지지 말고 외로움에 사로잡히지 말고
서로 어울리는 사람이 되라. 함께 어우러져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