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쓰기

마스크와 담배

풀꽃마냥 2019. 3. 28. 09:19

마스크와 담배

 

최대규

 

분명 아침 식사는 했겠지

모닝커피는 아마 마시지 못했을거야

아니지 모닝커피를 마시지 않을지도 몰라

버스정류장 가까이에 와서야

연기내는 걸 중단하고

그 하얀 막대를 길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미운 제 새끼를 발로 짓밟고는

내가 언제 너를 빨고 삼키고 했는데

차마 주워가지 못하고 나몰라라

시꺼멓게 벌거벗긴 채로 버려두고 가다니

미세먼지가 나쁨이라고 스마트폰 화면에 뜨더구만

입 아래에 검정마스크를 걸치고 입담배라니

혼자 빨고 마시는 거야 어찌할 수 없지만

어린 아이가 흰마스크를 쓰고

할머니 손에 이끌려 아침을 부지런히 맞는

이 거리에

그 고운 입에서 흰 연기를 나몰라라 뿜어대다니

 

검정마스크를 얼른 입에다 붙이고

미세먼지 탓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