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쓰기

본향 찾아 가기

풀꽃마냥 2017. 12. 2. 04:55

본향 찾아 가기

 

최대규

 

한때는 고향이 있었다

시골 마을

그곳에 초가집이 있고

마당이 있고

장독대가 있고

마당 한켠에는 꽃밭이 있고

집 앞편에는 채마밭도 있었다

 

이젠 시멘트 도로로 깔린 마을

현대식 주택의 살림집으로 변해 있지만

그래도 고향은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본향을 찾아가는 나그네다

본향 찾기는 향수병에 걸려

이국의 낯선 곳을 헤매는 낭만적 병환이 아니다

 

본향은 사랑의 자리

심리적 영적 자리다

밝은 정서와 따뜻한 분위기와

그윽한 향기가 가득한 곳

활기찬 에너지와 살리는 영향력이 자리하는 곳

사랑 안에서 자고 먹고 사는 곳

형제들과 이웃과 거리낌 없이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곳

 

기분좋은 냄새가 피어나고

꽃들이 함빡 웃고

나비들이 한가로이 날고

잔잔한 웃음이 피어나는 곳이다

 

본향을 찾는 나그네는

시간에서 영원의 광맥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사는 자이다.

 

본향을 우상으로 만들면 안 된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헛된 우상을 버리고

구약적 유치한 사고와 행동거지를 벗어나서

그리스도안에서 참된 자유와

그리스도의 진리 안에서 성숙한 지체로서

거룩한 성신의 능력으로

시간 속에서 영원하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이다.

 

본향을 찾아 가는 것은

죄와 죽음을 넘어서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