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쓰기

비참에 처참

풀꽃마냥 2016. 10. 10. 14:12

비참에 처참

 

최대규

 

슬픔을 어떻게 토해내리요

사랑스러운 자가

벌거벗고 있으나

말해줄 자 없구나

 

소경되고 귀머거리된 인도자는

지팡이도 잊어버리고

벌거벗은 체로

가벼이 사설을 읊어대니

그 사설에 춤추며 반겨주는 자 누군가

 

다음을 기대하라 하시니

마음으로는 굴뚝 같으나

굳어진 몸 일그러지는 얼굴에

한숨만 가득하구료

 

오호애재라

사랑하는 자가 어찌 저리 되었는가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니

넘어지고 쓰러져도

일으켜 세울 자 없고

가슴이 찢어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