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쓰기
석양 그늘에
풀꽃마냥
2016. 10. 3. 18:33
<photo by CDK>
석양 그늘에
최대규
휴일에 땅끝 마을에 왔다간다
비록 바닷물에 발을 담그진 못했지만
문상의 일을 마치고
공기 맑고 고요한 마을들 사이로 달리는
크고 날센 버스에 앉아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석양의 춤사위를 눈여겨 본다
붉은 노을에 물들어진 구름들과
어김없이 달라붙은 들과 산과 강
그 사이로 열려지는 하늘 비늘들
어디에 놓여도 황홀한 마음은 저 홀로 날개를 펼쳐
한 눈길로 휘어잡고 또 잡아
다가오는 어둔 밤에 꿈꿀 자리를 마련한다
석양 그늘에
서울 향해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
땅끝 저녁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또 담아
보고픈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눈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