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쓰기

어머니 엉덩이

풀꽃마냥 2015. 11. 7. 05:51

어머니 엉덩이

- 복효근의 '어머니의 젖은 바지를 빨면서'를 읽고

 

최대규

 

마른 나뭇가지처럼

뼈만 앙상히 남은

엉덩이를

기저귀로 감싼다.

 

세월 장사를 누가 이기랴

어머니가

어머니의 어머니 챙기실 때

하신 말씀

 

소리가 삐뚜루 나와도

두 손 모으고

눈 들어

하늘 바라기를 하셨다.

 

자궁 속에

잠시 머물었듯

지구장 안에서도

순식간에 스치듯

지나친다.

 

흙으로 돌아간

어머니 메마른 엉덩이

내 혼 흔들어

하늘과 마주 하라

받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