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쓰기

말로 하지 않는다고

풀꽃마냥 2014. 4. 22. 08:06

말로 하지 않는다고

 

                                             최대규

 

그래 말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온 몸으로 투덜댄다.

왜 그렇게 늦장을 부리냐고

약속한 것을 왜 그 모양으로 지키지 못하느냐고

삐지고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다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오히려 말보다 더 큰 말,

더 무서운 말을 하고 있다.

하나님의 이 무서운 말을 듣고 있는가?

왜 이런 재앙이 내리는지

이게 무슨 표시인지

이게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겠는가?

 

어찌 그리도 알지 못하는가?

말로 해야만 말을 알아 듣겠는가?

이 모든 햇볕과 신선한 바람과

이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손길들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 듣겠는가?